요즘 큐비스트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이것저것 그려보고 있는데, 그중에 제일 먼저 내보기로 한 게 좀 뜻밖일 수도 있어요. 화면 구석에 조용히 떠 있는 작은 데스크탑 게임이거든요.
작업표시줄 바로 위에 가로로 길쭉한 창이 하나 떠 있고, 그 안에서 파트너 큐비스트가 혼자 세계를 돌아다녀요. 제가 일하거나 딴짓하는 동안 게임은 알아서 흘러갑니다.
왜 하필 이걸 먼저 만드냐면, 저희는 작은 팀이라 일단 뭐든 하나 결과를 내보고 싶거든요. 끝까지 완성해서 진짜로 사람들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게 뭘까 한참 고민했는데, 야콰티가 그동안 그려둔 큐비스트가 어느새 90장이 넘더라고요. 이 친구들을 한 마리씩 만나게 하는 데는 거창한 게임보다, 곁에 두고 천천히 모으는 작은 게임이 훨씬 잘 맞았어요.
그래서 이 게임은 결국 도감 모으는 재미가 거의 전부예요. 평소엔 구석에서 알아서 흘러가다가, 가끔 희귀한 큐비스트가 나타날 때만 잠깐 저를 부릅니다. 못 보고 지나쳐도 괜찮아요. 다음 기회가 또 오니까요. 일하는 사람 방해 안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.
만드는 쪽 얘기도 조금 남겨둘게요. 작업표시줄에 하루 종일 떠 있어도 배터리를 거의 안 먹고, 트레이 알림도 띄우고, 나중에 Steam에도 올릴 수 있어야 하고... 이 조건을 다 만족하는 엔진을 찾느라 오픈소스 엔진을 진짜 한참 뒤졌어요. 후보를 하나씩 지워가다가 결국 Godot으로 정했습니다. 상주형 게임에 필요한 걸 군더더기 없이 갖추고 있더라고요.
지금은 브라우저에서 이 작은 창 느낌을 먼저 흉내 내보는 중이에요. "구석에서 뭔가 꼬물거리는 걸 흘낏 보는 맛"이 진짜 있는지부터 보고 있습니다.
처음 소개했던 「큐비스트: 디펜스」를 접은 건 아니에요. 그냥 세상에 제일 먼저 내놓을 큐비스트 게임이 이 작은 데스크탑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.
타이틀은 아직 가칭이라 이름은 차차 정해갈게요. 또 진척 생기면 들고 올게요. 🧊